2010년대에 호황을 누렸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이 최근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로 인해 시장을 잠식당할 것이란 우려를 받고 있다. 앤스로픽이 AI 에이전트 '코워크'에 법률 업무까지 추가하면서 AI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역할까지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AI 소프트웨어 기업인 팰런티어를 제외한 미국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고객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6.85%), 업무 자동화 플랫폼 업체 서비스나우(-6.97%), 세무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인튜이트(-10.89%) 등이 하락 마감했다.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7.31%)와 업무용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2.87%),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3.37%)도 약세를 이어갔다. 전날 견조한 실적을 발표해 장 초반 11% 급등했던 팰런티어는 이날 소프트웨어주 전체 투자심리가 악화한 영향으로 6%대 상승률을 보였다.
AI 에이전트 '클로드'를 개발한 앤스로픽은 이날 법률 특화 플러그인을 업무 자동화 AI 에이전트인 코워크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 플러그인은 법률 계약서를 검토하거나 법률 문서를 작성하는 업무 등을 수행한다. 지난달 코워크가 발표된 이후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가 바닥을 기던 상황에서 전문성이 요구되는 법률 분야에까지 AI가 침투하자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법률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톰슨로이터(-15.67%)와 리걸줌(-19.68%) 주가도 이날 폭락했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익스팬디드 테크-소프트웨어 섹터(IGV)'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날 4.61% 하락해 관세 여파가 있었던 지난해 4월 수준까지 떨어졌다. S&P500 대비 상대 성과는 2018년 이후 최저치로 낮아졌다. 제프리스의 주식 트레이더인 제프리 파부자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종말(아포칼립스)인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 상황"이라며 트레이더들이 관련주 투매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SaaS 기업들은 구독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통해 성장해왔다. 기업별로 특화된 소프트웨어 분야를 갖춰 경제적 해자를 구축했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하나의 에이전트가 다양한 서비스를 처리하면 여러 소프트웨어를 구독하는 불편이 줄고 비용도 절감된다. AI 에이전트의 과금 구조는 사용량이나 성과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사용자당 고정 구독료를 부과하는 기존 소프트웨어 대비 이점이 있다. 기존 소프트웨어들이 처리하던 업무를 AI 에이전트에 맡겨 비용을 절약하고 그 대신 AI 하드웨어에 투자하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올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서버 지출이 각각 31.7%, 36.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소프트웨어 지출은 14.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저도 생성형 AI 모델 지출이 80% 급증한 덕에 선방한 것이다.
반면 헤지펀드는 재빠르게 포지션 전환에 나섰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연초 헤지펀드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가운데 소프트웨어 비중은 4.5%까지 줄어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2023년에는 이 비중이 1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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